드라마 촬영지를 관광지로 조성
KBS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의 인기와 함께 촬영지인 일본인 가옥거리와 포항 구룡포 일대가 전국적인 관광명소로 떠올랐다.
이에 포항 시는 ‘동백꽃 신드롬’을 적극 활용, 이곳을 드라마의 여운을 느낄 수 있는 관광지로 조성하고 있다.
구룡포읍 거리에 걸린 수십 개의 ‘이곳은 동백꽃 필 무렵 촬영지입니다’ 현수막과 배우 공효진의 연기대상 수상을 축하하는 플래카드, 촬영지를 찾은 관광객을 위한 임시 주차장 안내판이 그것을 보여준다.
드라마의 주요 배경인 ‘까멜리아’ 건물은 실제로 포항문화재단이 문화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문화마실’로 이용되고 있지만, 포항 시는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이 까멜리아 간판 앞에서 인증사진을 찍는 점을 고려, 간판을 철거하지 않고 그대로 두어 포토스팟으로 조성했다.
또한, 구룡포 일본인 가옥거리 입구에 드라마 촬영지임을 알리는 홍보 광고물을 설치하고, 주인공 동백의 생일 이벤트가 열린 까멜리아 안쪽 정원에 당시 장면을 재연하여 누구나 드라마 주인공이 되어 인생샷을 남길 수 있는 포토스팟을 만들었다.
특히 포항 시가 제작한 ‘동백꽃 필 무렵 구룡포 인생샷 지도’ 팜플렛은 잘 알려진 포토스팟인 ‘까멜리아’, 동백이 집, 공원 입구의 포스터 촬영장소를 알려줄 뿐 아니라 용식이 까인 골목, 필구 등굣길, 까불이 검거 장소 등 극중 배경이 된 장소를 소개해 해당 장면을 떠올리며 거리를 걷는 재미를 선사한다.
관광객 유입 크게 늘어 전반적인 경제 상승 효과
일본인 가옥거리 뿐 아니라 구룡포 일대의 골목을 걷다보면 배우 공효진, 강하늘, 이정은, 고두심 등 주조연으로 드라마에 등장했던 배우들의 사인과 가게 앞에서 찍은 ‘인증샷’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을 기억하고 그 흔적을 따라가는 젊은이들에게 빠질 수 없는 코스가 ‘동백꽃 맛집 투어’인 까닭이다.
그 중에서도 배우 공효진이 SNS를 통해 직접 ‘옹산 맛집’이라고 소개한 김밥, 칼국수, 찐빵가게 등은 주말이면 길게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할 정도로 손님이 많다. 전에 비해 매출이 3-40% 늘었다는 꼬찌김밥(포항시 남구 구룡포길 79-1) 허광배(54) 대표는 모든 손님들에게 배우 강하늘의 사인이 붙어있는 한과를 제공하고 있었다.
그는 “2017년 포항 지진 이후로 관광객의 발길이 뚝 끊긴데다 지구온난화로 동해안에 고기가 잡히지 않아서 그간 포항의 경기가 바닥이었다. 그런데 최근 서울, 제주 등 타 지역에서의 관광객 유입이 크게 늘어 구룡포 뿐 아니라 포항 전체의 경기가 살아나고 있다. 동백꽃이 구룡포를 살린 셈”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동백꽃 필 무렵 촬영지를 찾는 관광객의 대부분은 서울 등 먼 곳에서 1박2일, 2박3일의 일정으로 포항을 찾는 경우가 많아 지역의 관광산업 전반에 긍정적 효과를 주고 있다.
최근에는 이 흐름에 배우 공효진의 해외팬들까지 가세해 ‘공효진 맛집투어’를 다니고 있다고 한다.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K-드라마의 영향으로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에게 이곳은 단순히 배를 채우는 식당이 아니라 한국 드라마를 체험하고 문화를 느끼는 명소가 되었다.
허 대표는 “신드롬에 가까운 ‘동백이 효과’를 매일 실감하고 있다. 국내외 할 것 없이 많은 관광객이 포항의 명소와 동백꽃 촬영지를 찾는다.”며 “포항 경기가 살아난 것도, 손님들이 먼 거리를 달려와 가게를 찾아주는 것도 너무나 감사한 일”이라고 말했다.
임윤희 기자 gnkdg@naver.com